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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비즈]


ㆍ정부의 시스템반도체 전략

수요 창출 - 설계 - 생산 연계…자생적 생태계 조성에 방점

정부가 시스템반도체 육성을 위해 자동차와 바이오, 에너지, 사물인터넷(IoT) 가전, 기계·로봇 등 수요가 많은 5대 분야를 선정해 수요 창출을 돕기로 했다. 2030년까지 팹리스(설계전문기업) 분야 글로벌 시장점유율 10%, 파운드리(위탁생산기업) 분야 시장점유율 35%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정부는 3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을 내놓았다. 수요 창출-설계-생산을 잇는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자생적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처럼 한 회사가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든 과정을 수행하는 종합반도체회사(IDM)가 주류인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시스템반도체는 설계만 하는 팹리스와 생산만 담당하는 파운드리로 분업화돼 있다. 

대책의 핵심은 팹리스에는 공공·민간분야 수요를 만들어주고, 중견 파운드리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내용이다. 정부는 시스템반도체를 공급하는 팹리스와 수요기업 간 ‘얼라이언스 2.0’을 구성해 수요발굴부터 기술기획, 연구·개발(R&D)까지 공동으로 추진한다.

정부는 공공시장에서도 2400억원 규모 시장을 만들기로 했으며 파운드리에서는 중견기업들이 틈새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금융·세제 지원을 강화한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전 전략의 핵심은 팹리스 육성이 중심이었는데 이번에는 수요기업과 팹리스, 디자인하우스, 파운드리를 연계하는 생태계 문제로 접근했고 인력양성과 R&D를 함께 고민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시스템반도체 육성 전략을 내놓은 것은 지난해 말부터 메모리반도체 호황기가 끝나고 수출과 관련 기업 실적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장이 1.5배 더 크고 경기변동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시스템반도체 시장을 잡겠다고 나선 것이다.

정부가 시스템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1998년부터 2011년까지 시스템IC2010,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시스템IC2015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시스템반도체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2009년 2.9%에서 2018년 3.1%로 10년간 제자리걸음을 해왔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대기업 위주의 스마트폰 시장과 달리 지금 열리고 있는 자율주행차·인공지능·증강현실(AR)·IoT 등에는 다양한 기업이 뛰어들고 있어 시스템반도체를 키울 수 있는 적기”라며 “민간수요 확대를 위해 더 과감하게 투자하고 공공수요를 꼭 확보하겠다는 확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