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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메모리 반도체 경기 흐름이 당초 예상했던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의 성장이 높고 하반기에 낮아지는 현상)’형이 아니라 ‘상저하저(上低下低)’가 될 수가 있다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위축돼 있어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최대 고객 중 하나인 중국 화웨이의 제품 수출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도 발목을 잡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의 일환으로 미국이 중국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본격화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기준 화웨이 매출 비중이 12%에 달한다. /블룸버그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중국 매출 비중이 39%, 이중에서도 화웨이 매출 비중만 12%가량에 달했기 때문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화웨이 매출 비중은 전체 3% 정도였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이 길어지면서 업황 회복 시점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위기만 넘어가면 메모리 경기 반등은 예고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내년부터 5G(5세대 이동통신) 단말기 보급이 본격화하면 2017~2018년 수준의 메모리 업계 호황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 SK하이닉스 영업익 전망치 4조원대로 ‘뚝’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최근 보고서를 내고 "메모리 불황이 반도체 시장 전체를 10년 만의 최악의 불황으로 끄집어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메모리 톱3’ 업체들의 1분기 실적이 두자릿수대로 급감하면서 타격이 가장 크다고도 밝혔다.

대만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도 6일(현지 시각) 긴급 보고서를 내고 올 들어 현재까지 반 토막 난 D램 가격이 "3분기에 15%, 4분기에 10% 더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 ‘서버(대형 컴퓨터) 수요 둔화’ 등을 이유로 들었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2세대 10나노급(1y) DDR5 D램.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중국 매출 비중은 39%, 이중 화웨이 매출 비중만 12%에 달했다. /SK하이닉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매출 비중이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연간 실적 전망치를 계속 낮추고 있다. 

에프앤가이드 집계를 보면, 증권 전문가들이 평균적으로 예상한 SK하이닉스의 연간 매출액은 26조8823억원으로 1년 전 전망치(42조1690억원)보다 57% 감소했다. 영업이익 전망치도 19조5012억원에서 4조5782억원으로 4분의 1쯤 낮췄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24조9412억원, 28조3028억원에 그칠 것으로 증권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지난해(58조8867억원)와 비교하면 절반 이상 줄어든 것이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인터넷 업체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재개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는 서버 시장 중심으로 메모리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미·중 무역분쟁으로 수요 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워지면서 연말까지 ‘보릿고개’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5G 단말기 많이 보급되면 메모리 호황 온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5G 보급이 본격화되면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두 회사의 ‘고난의 행군’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5G 단말기 메모리 용량이 현재보다 3배 더 늘어나는데다 단말기가 정상적으로 서비스되려면 통신사·인터넷 업체들의 데이터센터 투자도 3~4배가량 늘어야 한다"면서 "올해는 5G가 과도기이지만 내년부터는 ‘소비자들의 단말기 구입→업체들의 투자 확대’의 선순환 구조가 나타날 것이어서 메모리 업체들의 수퍼 호황이 다시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